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이미지커팅, 일명 누끼라고 불리는 작업은 일이 아니라 노동이다. 누끼는 포토샵으로 이미지의 가장자리 부위를 일일이 클릭해 원하는 부분만 잘라내는 일이라 숙련된 디자이너에게도 매우 귀찮은 일이다.

이 노동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다. 몇 번의 클릭만으로 10초 안에 누끼를 딸 수 있는 이넘넷(enumnet)의 ‘이넘컷‘ (enumcut) 서비스다. 이넘넷은 문서뷰어 솔루션 사이냅소프트에서 10년 이상 함께 일해온 최승혁 대표, 이성연 이사, 이재영 차장 3명의 엔지니어 출신 코파운더가 2014년 10월에 설립한 회사다.


최승혁 대표

회사에서 주로 타 기업을 위해 개발을 하던 이들은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에 창업을 결심한다. 그리고 3명 모두 관심을 갖고 있던 이미지 관련 서비스에 도전하기로 한다. 그 중에서도 ‘이미지 커팅’ 기술에 특히 중점을 둔 이유는 기본을 잘해야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기 쉽다는 생각 때문이다.

오피스를 만들려면 문서의 근간이 되는 텍스트를 잘 알아야 하듯 이미지 검색, 이미지 편집, 이미지 합성 등 여러 이미지 관련 서비스로 확장하려면 이미지를 자르는 기술이 기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.

이넘컷은 없애버릴 백그라운드 부분은 빨간색으로, 원하는 이미지는 파란색으로 구분해 선택한 후 컷 버튼을 누르면 필요한 이미지만 잘려 나온다. 사진에 놓인 대상의 형태와 구도에 따라 선택해야 할 영역이 달라지지만, 어떤 이미지든 사용자는 없앨 곳과 남길 곳만 선택하면 된다는 개념은 변하지 않는다. 현재 베타버전에서는 10초 안에 사진 1장의 이미지 커팅이 가능한데 내년에는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1~2초로 작업시간을 단축시킬 계획이다.

사실 이넘컷의 서비스와 비슷하게 이미지 커팅을 해주는 서비스들은 모바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. 하지만 퀄리티가 낮아 잘라낸 이미지와 다른 이미지를 합성해 상업적으로 이용하긴 불가능하다. 이넘컷은 상업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을 만한 퀄리티는 물론 쉽고, 빠른 커팅 기술을 가진 것이 강점이다. 그래서 이넘컷의 첫번째 타깃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개인 사업자 및 이미지커팅 작업을 자주 하는그래픽 디자이너다. 이들을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한 후 차츰 B2B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. 현재 400여 명의 사용자가 이넘컷의 클로즈베타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.

왜 정식 서비스를 빨리 출시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. 우리 서비스가 글로벌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실리콘밸리에 다녀오고 알았구요.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죠.

최승혁 대표는 지난 9월 해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스타트업 노매드에 참여해 여러 글로벌 멘토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.

이넘컷 서비스는 올 12월 정식 오픈된다. 내년 상반기에는 이미지 크기 자동 조절 및 필터링 기능을 추가하고 하반기쯤 이미지 인식 기술을 사용해 색칠하지 않아도 자동으로 자를 곳과 남길 곳을 인식 할 수 있게 만들 예정이다.

이넘(enum)은 개발용어인데요. 관련있는 기술을 다 묶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저희 목표가 담겨있어요. 앞으로 이넘컷을 넘어 이넘서치, 이넘포토 등 이넘 시리즈를 계속 선보일 예정입니다.